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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일상

여름 끝 무렵에 한 몸보신.

 

어쩌면 이제 여름은 끝무렵에 다달았고, 계절은 가을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날씨가 많이 더워졌지만 얼마 전에는 제법 선선한 날씨 유지되면서 꽤나 쾌적한 환경이였죠.

 

보통 몸보신은 여름이 시작하기 전이나 여름이 들어갈 때, 여름이 절정에 달했을 때 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제서야 몸보신을 하고 왔네요. 이렇게 미련하게 몸보신 할 수 있었던 것은..

여름을 좀비처럼 꾸역꾸역 버티다 보니 날씨로 인해 몸이 녹초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무엇보다 몸보신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여자친구 덕분입니다. 본격적인 여름에 접어들면서

하루하루 기력이 떨어지는게 눈에 선했나 봅니다. 마치 태양 아래 아이스크림처럼 저는 매일 끝도 없이

녹고 있었죠. 

 

사실 제 스타일대로라면 그냥 지금고 녹고 있고, 몸 보신을 할 생각조차 안하고 있었겠지만,

여름의 무더위에 녹아 있는 제가 많이 안쓰러웠던 모양인지 회사에서 받은 여름 휴가비로

제게 보양식을 하사해주었습니다.

 

 

여자친구가 하사하신 보양식은 민물장어입니다. 아무래도 민물장어는 스태미너에 좋고 몸에 힘을 나게 하는

비타민A, E 같은 성분들이 많기 때문에 완벽한 무기력에 빠져있는 제게 가장 적합한 음식이였죠.

 

처음에는 어디서 먹을까 고민을 많이 하다가, 제가 사는 지역 먹거리 골목에 제법 깔끔한 장어집이 있어

그 곳을 선택했습니다. 장어 요리는 제법 다양하게 있었는데 저희는 그냥 코스 요리를 선택해서 먹었죠.

 

연어샐러드->가오리찜->참치물회->장어구이->장어탕으로 이어지는 코스 요리였는데,

가격은 제법 비쌌지만 맛은 상당히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먹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평소 같으면 비싸서 먹지도 않을 음식인데, 여자친구 덕분에 입이 한 번 즐거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평소 보양식의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였는데, 확실히 몸보신을 하니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그 효과는 장어를 먹었다기 보다는 장어를 먹었다는 사실로 인한 플라시보 효과 발동이라 볼 수 있죠.

그냥 무기력함이 조금 사라진 느낌 정도가 계속 들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제서야 사람들이 왜 여름에 몸보신을 하는지 알겠네요. 매번 먹어봤자 삼계탕 정도를 먹어서,

이게 무슨 효과가 있나 싶었는데.. 비싼걸 먹어야 플라시보 효과라도 보는 듯 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