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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일상

갑자기 막창이 땡겨서 그만.


사실 요즘 체지방 관리를 하고 있어서, 어떻게 보면 식단 조절에 힘쓰고 있습니다.
때문에 고칼로리 음식은 열심히 피해다니고 있고, 마주하면 스스로만 힘들기 때문에
최대한 보는 것도 지양하려 하죠.

심지어 동네 빵집 마저도 피해다닙니다. 그 옆을 지나가면 갓 구운 빵냄새가 절 너무
유혹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엊그제 이런 의지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습니다.

눈이 오던 날이였는데,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눈들을 보고 있으니, 이상한 감성이
막 피어오르더군요. 그런 감성을 만끽하며 계속 눈을 보고 있는데, 이제 시간이 흘러서인지
허기가 져 갑자기 식욕이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눈을 바라보는 것도 별 감흥이 없어지게 되고, 계속된 배고픔에만 집중하다 보니
배고파서 미칠 지경이였죠. 그래서 집에 밥 솥을 열어봤더니, 밥은 없고 그렇다고
끼니를 대체할 만한 것도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약 3주간 마트를 다녀오지 않았더군요. 그래서 급한대로 슈퍼에 가
밥과 반찬을 조금 사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옷을 따뜻하게 입고 배고픔이 느껴지는 만큼
빠른 발걸음으로 슈퍼를 가고 있었는데, 저녁이라서 그런지 식당과 가게들 마다 손님이 많더군요.

하지만 나중을 기약하며, 애써 무시하고 슈퍼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식당이 한개.. 두개..
지나칠 때마다 음식 냄새 때문에 배는 점점 고파져 왔죠.

그러다가 무심코 막창집 앞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나도 모르게 그 냄새를 맡고 말았습니다.
그..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냄새를 말이죠. 순간 발걸음은 멈춰졌고, 막창집 안을 지긋히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분명 밖에서 봤다면 절 이상한 사람으로 봤겠죠.

저는 차마 그 자리에 서서 그 냄새가 붙잡는 중력 때문에 쉽게 다리를 떼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몇 초가 지난 뒤, 저는 친구에게 연락을 했고, 30분이 채 되지 않아서 도착한 친구는
저와 함께 제가 서성이던 막창집 안으로 들어갔죠.

저는 막창집에서 동물적인 식욕을 채우고 나서 생각을 했습니다. 향기가 주는 힘을 아주
강력하구나.. 그리고 내 의지는 약했구나.. 그런데 이 감출 수 없는 식욕을 한 번 풀어주고
나니 음식에 대한 미련도 제법 떨어져 나가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식단 조절에 들어가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