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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일상

한 달 전에 다녀온 가요제.


한달 전, 무한도전 가요제를 다녀왔습니다. 사실적으로 말하면 한달 조금 지났네요.
다녀오자 마자 포스팅을 하려 했는데, 본의 아니게 스포를 할 수 있을 것도 같아 미루다 보니,
중간에 까먹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스스로의 흔적을 조금은 남길 필요가 있는 것 같아,
한 발 늦은 무한도전 가요제를 다녀온 흔적을 조금 남겨봐야겠네요.

무한도전 가요제는 정확히 10월 17일, 임진각에서 열렸죠? 음.. 일단 저의 거주 지역을 말씀드리면,
임진각과 가까운 경기도도 아닌, 서울도 아닌.. 다름 아닌 대구입니다. 임진각과 대구사이의 거리가
무려 440km나 달하더군요. 차로 달려서 4시간 40분 거리였습니다. 이렇게 먼 곳까지, 단지 무한도전 가요제를
위해서 달려갔다고나 할 수 있죠. 이제와 생각해보면, 상당히 열정이 있었다 할 수 있습니다.

분명 그 열정은 임진각의 도착하고 나서 많이 가라앉아 버렸죠. 분명 아침에 출발했는데, 점심 때를 넘기고
도착했으니 상당히 긴 여정이 아니였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무한도전이 녹화하는 걸 보고 싶었기에
이번 기회가 아니면 보기 힘들 것 같단 생각에 다녀왔습니다. 무한도전은 1회 때부터 골수팬이며,
흔히 네티즌이 지칭하는 무도빠라 그러죠. 전 사실 같이 나오는 게스트에는 큰 관심이 없고,
무한도전 멤버들을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에 다녀왔습니다.

대구에서 출발해 임진각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30분이였고, 오후 2시 30분이였는데도 많은 인파로 인해
긴 줄이 늘어서고 있었죠. 그렇지만 더 뒤로 밀리기 전에 자리를 잡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 기다림이 시작되었고, 햇빛이 내리쬐는 아스팔트 바닥에 옷을 깔고 앉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결국 4시간 이상을 기다린 뒤, 공연장에 들어갈 수 있었죠. 물론 제 뒤에는 공연시작 전까지
제가 앞에 기다린 줄보다 대략 10배에 가까운 사람들이 줄서고 있었습니다.

정말 엄청난 인파라 생각했는데, 공연장에 들어가고 보니, 제가 일찍 갔음에도 앞 좌석은 이미 가득차고,
스탠딩석 앞자리에 자리를 잡을 수 있더군요. 하지만 많은 인파로 인해 모든게 망쳐져 버렸습니다.
줄을 서지 않던 사람들이 언덕을 넘어 단체로 넘어오기 시작했고, 결국 임진각은 인산인해와 무질서의
상태가 되어버렸죠. 그런데 앉지 않으면 공연이 시작하지 않는다는 말 때문에 스탠딩석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앉았습니다. 사실 스탠딩석 맨 앞 줄이였는데, 앉으면 오히려 언덕에 있는 사람보다 더 안보이게 되죠.

앞 줄에는 의자에 앉은 사람과 철제 라인 때문에 앉으면 출연자의 상체만 보이는 각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일찍와서 많이 기다리고, 그나마 일찍 들어갔더니, 늦게와서 기다리지 않고 무질서하게 밀고 들어온 사람
덕분에 제대로 볼 수가 없습니다. 거기다 날씨가 엄청 추워져, 추운 날씨 속에 앉아서 그 공연을 보았는데,
이로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더군요.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줄서서 기다린 게 약간 멍청해진 기분이였다고 해야하나, 그저 앉아서 무대는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스크린 화면과 음악 소리만 주구장창 듣다가 와버렸네요. 뭐 그래도 다녀온 것에 대한 후회는 없습니다.
임진각이란 먼 곳까지 잘 다녀왔고, 제가 선택해서 갔기에 누굴 후회할 수 있을까요. 덕분에 좋은 교훈도
얻었습니다. 이런 공연이나 가요제를 볼 때에는 완전 일찍 가던가, 아니면 늦게 가던가 둘 중에 하나
선택해서 가야겠습니다. 어중간하게 가니, 이도 저도 아니게 되네요. 아무튼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생각해보니 나쁘지 않은 경험인 듯 합니다.